편지..17

2014. 10. 7. 20:52내 삶의 흔적들/얘기

 

 

 

경영아~

오늘 하루도 보람있는 하루였어?

아침엔 많이 추웠지?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엄청 추워서 계절이 제대로 미친 줄 알았다

이제 막 단풍이 들려고 하는 가을의 시작인데 벌써 겨울이 문앞까지 나 의심할 정도로 춥더구나

게다가 평창은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갔다는 걸 아침 뉴스를 통해서 들으니 네 생각이 간절하더라

어차피 겨울은 오겠지만 좀 늦게 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아빠는 오늘.. 그저 그런 날이었는데 집에 오자마자 급.. 보람있는 하루가 됐구나

네 편지가 3통이나 우편함에 꽂혀 있어서 얼마나 반갑던지 모르겠다. ㅎㅎㅎ~~~

오자마자 옷도 안 벗고 세 통의 편지를 다 읽었다(28, 29, 30, 10/1)

편지가 늦게 도착하니 꼭 타임머신을 타고 너와 아빠가 시간여행을 하는 듯 한 착각이 들면서 기분이 좀 야릇하다.

 

잘 지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아빠 맘이 편해지네

일요일은 그래도 편히 지내는 것 같고 또 유용하게 쓰는 것 같아서...

할머니 기일은 네 덕분에 잘 지냈고.. 글씨연습 하라고 한 건 시간 날 때 천천히 하면 된다

앞으로도 시간이 주구장창 많으니깐...ㅎㅎ~

 

점 점 그 곳 생활에 익숙해 지고 적응되고 마음이 다져지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든든하구나

글고..저번에 재영이랑 아빠 회사 갈 뻔 했다고 했었잖아..

사실..엊그제 엄마랑 병원 가면서 또 멍때리다가 고속도로 나들목 지나가는 바람에 엄청 돌아서 갔다

시간도 없는데 정신 안차린다고 엄마한테 잔소리 단뜩 들었다.ㅋㅋ~

잘 있다는 네 편지를 받았으니 아빠도 이제 좀 정신 차려야지...

 

피부가 전 보다 더 나아졌다는 소릴 들었으면 엄마가 많이 좋아하셨을텐데..

그래도 더 악화되진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해야지..앞으로도 그렇게 잘 관리하길 바래

단지, 먹을 걸 제대로 못 먹어서 힘든 훈련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아직도 있다

엄마 아빠도 너의 빈자리 땜에 많이 힘들었는데 이젠 많이 적응해 가고 있으니 넘 걱정 말구...

 

울 아들 찾겠다고 엉뚱한데서 신나게 찾았었구나, 불교 쪽으로 간 줄도 모르고...ㅎㅎ~

교회에서도, 성당에서도 없길래 불교 쪽에 들어가보려고 했더니 거기도 회원가입하게 해 놔서

그리로 간 건지 안건지 확신이 안가서 가입은 안하고 있었구나

오늘 가입해서 울 아들 까맣게 탄 얼굴 좀 봐야겠네.ㅎㅎㅎ~

 

네 목소리는 정말이지 매일 듣고 싶고.. 많이 듣고 싶지만 모두가 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큰 기대는 안하고 있었으니 상점 따려고 너무 신경쓰지 말구 그저 주어진 훈련만 충실히 받도록 하구..

인터넷 편지나 손 편지도 아직 못 받는 동기들이 있던데, 그 동기들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평소에 근력운동 좀 해 놨더라면 소총 다루는데 있어서 많이 편했을 텐데...

소총이 보기에는 그래각개전투를 하거나 행군 할 때는 여간 무겁고 힘든 게 아니란다

팔에 근력이 있어야 사격도 잘 할수 있는데 말이다

어깨에 단단히 밀착 시키고 마음을 편안히 하고 방아쇠를 당기는 듯 안 당기는 듯 해야 사격을 잘 할 수 있다

TV 프로그램 진짜사나이에서 총구 위에 바둑알 놓고 안떨어지게 격발하는 거 봤지?

그게 산 교육이었는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평상시에활관에서 시간 날 때나 휴일에는 꼭 근력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

팔 근육 키우는데는 푸쉬 업 이 좋으니 시간 날 때 꼭 하도록 하

그렇다고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게 하면 팔이 떨려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니 시작은 서서히 하는 것 잊지 말구...

알았지?

 

오늘따라 어둠을 뚫고 들어오는 공기가 많이도 차다

그렇지만 엄마나 아빠 맘은 그 어느 날 보다 더 따뜻하고 포근한 밤이 될 것 같구나

온 신경이 오로지 너에게 쏠려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는 밤이다

늘 그런 모습의 아들을 보고 싶다, 훈련 열심히 잘 받고 명랑하고 늠름하고.. 자신을 많이 사랑하는 아들 모습을...

 

오늘은 영점사격 미흡한 인원들에게 영점을 잡아 주고 모두 완료되었다고 하시네
야간 사격 1차도 했다며?
그래..오늘도 애썼다, 그리고 고생 많았다, 그리고 잘 견뎌내서 고맙다

늘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엄마 아빠의 마음을 알았으니 앞으로도 훈련 잘 받길 바랄게

사랑한다 아들~~

콜라는 너무 많이 먹진 말거라..ㅋㅋ

 

오늘은 사진 대신 네게 도움이 될 만 한 글을 위에 덧붙였다

이 글은 중사님께서 너희 동기들한테 해 주셨던 말씀이니 정독해서 많이 읽어보길 바란다

아빠 가슴에도 와 닿더구나

울 아들 잘 자고 좋은 꿈 꿔

내일도 홧팅하는 거 알지? ㅎㅎㅎ~~~

 

 

기분좋은 밤에 널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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