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9. 12:28ㆍ내 삶의 흔적들/얘기
한낮의 햇살은 아직도 여름이라 우기며 웃도리를 벗고 앉아있고
아침, 저녁은 이미 가을이라 고집 부리며 한 집에서 같이 동거하고 있는 계절..
가을을 느껴보려고 들로 나가보니 코스모스며 들국화며 쑥부쟁이들의 꽃잎도 조금씩 시들어 가고 있더구나.
가을은 이렇게 무르익어 가는데..
이 가을을 가족들과 함께 풍성하게 누리고 싶은데..
함께 하지 못하는 아들이 먼 곳에 떨어져 있으니 맘 편히 즐길 여유가 없네.
두근거리던 가슴은 그래도 많이 가라앉았다고는 하지만 멋진 풍경과 예쁜 꽃을 보면
아직도 그것들 위에 오버랩 되는 네 얼굴이 너무나 선명하게 다가오는 걸 가슴 깊이 느끼게 된다
그래도 이 가을이 다 가기전에 얼굴이라도 한 번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이제 14일 남았구나, 울 아들 얼굴 볼 날이...
엄마 아빠도 잘 참고 있을테니 아들도 14일 만 더 참고 기다려보자꾸나.
아들아~
오늘 하루 푹 쉬었어?
그 동안 힘든 훈련 받느라 고생한 걸 어떻게 알고 세종대왕님께서 이렇게 휴일을 주셨네
감사하다고 두 손 모아 고마움을 표시해야 겠더라.ㅎㅎ~
아빠는 점심 먹고 또 바닷가 한바퀴 돌고 왔다
가는 곳마다 차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냥 주차장 같더라
코스모스도 보고 일몰도 보고 좀 전에 들어와 너와 타임머신을 타고 이렇게 마주 앉아 있네.
엄마는 오늘도 출근 하셨다
휴일엔 좀 쉬었으면 좋으련만 회사 시정상 빠질 수 없다고 하니 많이 안쓰럽다
재영이는 친구집에라도 좀 다녀오라고 했더니 하루종일 집에만 있었나 보더라
일찍 일어나 태극기 좀 게양하라고 하고 갔다가 들어 와 보니 태극기 게양도 안하고...ㅠㅠ
힘든 형아를 쉬게 해주는 날인데 고맙다고 게양 좀 하지 그걸 또 까먹고 안했다네. 참나..
어젠 개기월식이 있어서 늦게 오더니 좀 피곤했는지...
너도 봤는지 모르겠다만, 아빠도 퇴근하며 보긴 봤는데 사진 찍을 생각은 못했었네.ㅎㅎㅎ~~
참.. 재영이가 요즘 학교 특별활동 시간에 천채 관측을 하는가 보더라
날씨가 맑은 날에는 가끔 늦게 오길래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그리 얘기하더구나
아빠도 사실 우주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가끔 궁금한 것들 좀 물어봐야겠다.
천체에 대해 어느 정도의 긍금증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뭐든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하나라도 더 배웠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얼마 있으면 동아리에서 강원도 쪽에 갔다온다고 하던데, 아마 다음 주말이 될 것 같다
이놈 이거 나중에 허블 망원경 사달라고 하면 어쩌냐?
집 팔아도 해결하지 못 할 텐데 말이다. 하하하~~
울 아들..
팔꿈치 아픈 건 좀 어떠니?
아빠가 보내 준 약은 잘 받았어?
감기는 안걸렸지?
훈련 받으며 아픈 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쉴 때나 저녁에 바로 바로 잘 관리해야 나중에 고생하지 않게 된다
알아서 눈치 껏 잘 하겠지만 주위 동기들과 잘 소통하며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길 바라마.
오늘도 시간 날 때마다 네 군복 입은 사진 들여다 보며 싱긋이 네 얼굴 만져봤다
천진난만하게 환하게 웃고 있는 네 얼굴을 보니 아빠 마음도 행복하더구나
늘 그런 웃는 얼굴을 봤으면 하는 바람을 가득 안고 지낸 하루였던 것 같다.
4주차가 되면 좀 더 힘든 훈련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전에도 말했듯이 시간 날 때마다 부족한 운동 열심히 하며 앞으로의 훈련에 대비해야 한다
하기 싫더라도 마음 맞는 동기들과 어울려서 함께 하면 힘도 덜 들고 재밌게 할 수 있을거야
알겠지?
참..
일전에 아빠가 물어봤었는데 아직 얘기가 없어서...
수료식 때 먹고 싶은 것들 있으면 얘기 하라고 하신다
엄마가 그 날은 특별히 네가 먹고싶은 것들 다 준비한다고 하시니까 부담갖지 말고 얘기해 봐
알았지?
늘 최선을 다하는 아들..
네가 있어서 엄마 아빠는 행복하다
비록 지금은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아
꾸준하게 전진해 가는 그런 아들이면 족하다는 걸 명심하구...
편안한 밤이 되길 바래~
굿 나잇~
김경영 홧팅~~~^^
널 많이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