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22

2014. 10. 12. 18:53내 삶의 흔적들/얘기

 

 

 

 

경영아 안녕~~^.~

 

오늘도 어김없이 네게 편지를 쓰려고 컴터 앞에 앉았다

매일 카페에 들어오면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게 자유게시판이나 중대장님께라는 카테고리다

그곳에 들어가면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냈는지, 무슨 훈련을 받았는지, 또는  어떤 증식들이 나왔는지를 알 수 있어서지

그런데 주말엔 제일 먼저 종교카페에 들어오게 되는구나

혹시 네 얼굴이라도 한 번 볼 수 있으려나 하는 마음에서...그런데...

햐~~

드뎌 오늘 울 아들 얼굴이 제대로 나온 사진을 보게 되었구나

반갑다 아들...ㅎㅎ~

걱정했는데.. 살은 좀 빠진 것 같지만 아픈 것 같지도 않고 표정도 밝아서 참 보기 좋구나

뽀얗던 얼굴이 그 새 많이 타긴 탄 것 같은데?

특히 뺨이 아주 구릿빛이 되었네.ㅎㅎㅎ~~~

 

오늘 하루 잘 쉬구 편안한 시간들 가졌어?

지난 주는 사격예비훈련과 사격실습을 하느라 몸도 마음도 정신도 많이 피곤했었지?

그래도 이렇게 건강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아빠 맘도 많이 쁘다.

 

지난 주에는 네 얼굴을 아무리 찾아도 못 찾아서 정말 많이 서운 했었는데

이렇게 얼굴을 보게 되니 한꺼번에 그 많은 시간들을 보상 받는 느낌이 들어서 얼마나 좋은지...ㅎㅎ~

고맙다, 이렇게라도 얼굴 보여줘서...

비록 한 장이지만 네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감사하

엄마도 많이 좋아 하실거야~ㅎㅎㅎ~

 

무엇보다 울 아들뿐 만 아니라 동기들 모두 건강해 보여서 좋구나

다들 잘 견뎌내고 있는 것 같아서...

전에도 얘기 했듯이, 주위에 힘든 부분이 있을 때는 네가 솔선수범하여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해서 풀어갔으면 한다

누군가 그런 것들을 해야 한다면 네가 했으면 좋겠

그것도 긍정적인 마인드와 화합과 사회성, 그리고 동료들을 위하는 마음을 키우는데 큰 보탬이 될 거다

알겠지?

 

그리고보니 내일부터는 4주차가 시작 되는구나

시간이 엄청 안가는 것 같은데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사진 기다리며 편지 기다리며,

그리고 네게 편지 쓰며 널 생각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그렇게 쉬지 않고 가고 있었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 인지...

힘든 훈련을 받는 너의 시간은 아주 더디게 갈지도 모르겠지만 조금만 더 참고 견뎌 보자

이제 11일 밖에 안 남았으니 말이다

네가 많이 그립구나.

 

11일이라는 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아주 짧은 시간이 될 거다

왜냐하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훈련들이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화생방 훈련도 있고 각개전투도 있고...

이제 진짜 군인이 되어가는 과정의 진짜 훈련들을 받게 되는 거지

힘든 훈련을 온전히 즐기며 할 수는 없겠지만 어차피 해야 할 훈련이니 마음으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무엇이든지 열심히 한다는 마음만 가지면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한결 고통이 덜 할거야

울 아들은 잘 이겨 낼 수 있다는 걸 아빠는 믿는다.

 

오늘은 아빠도 집에 만 있었는데, 수원에서 에어쇼를 하며 저공비행을 하는 통에 하루종일 엄청 시끄럽더구나

창 밖으로 내다보니 블랙이글이 팀 비행을 하며 그려 놓은 하얀 구름들이 멋지긴 하더라, 시끄럽긴 해도...

집 가까이에서 하니 가만히 앉아서 그런 걸 보기도 하네.ㅎㅎ~

 

엄마는 오늘도 출근 하셨고, 야근은 안한다고 연락 왔네

많이 피곤하실텐데.. 일찍 퇴근해서 쉬셔야 하는데 말이다

가끔 엄마 건강이 걱정되기도 한다.

 

네시 쯤엔 재영이랑 나가서 운동화를 사왔다, 맘에 드는 게 없다고 해서 거금을 주고...

갑자기 신발이 넘 커서 달리기 할 때 거추장스럽다고 발에 딱 맞는 신발을 사달라 하네?
재영이는 원래 좀 큰 옷과 신발을 선호 했었잖어~

근데 이번엔 왠 일 인지 모르겠다

갑자기 달리기 선수가 되려고 하는 건지 원...ㅎㅎ

일전에 개기 월식이 있을 때 그 때 늦게까지 달을 관찰하며 기다리는 동안 동아리에서 달리기 시합을 했었나봐

그 때 잘 못 뛰어서 그게 좀 맘에 걸렸었는지...ㅋㅋ

하여간 디자인도 좀 이상한 걸로 샀는데 얼마나 오래 신을진 모르겠다.

 

별로 한 것도 없이 또 이렇게 휴일날의 하루가 저물어 가네

오늘은 그렇게 기다리던 네 사진을 보게 되서 정말 기쁜 날이었다

엄마 아빠의 이런 마음처럼 너도 남아있는 시간들 기쁘고 즐겁게 잘 마무리 하고

어느 날 보다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휴식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또 편지 할게.

 

사랑한다, 아들

굿 나잇~~

 

 

널 많이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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