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여행

2016. 11. 6. 22:41내 삶의 흔적들/친구



통영 여행




사량도를 나와서 급히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타러 달려 갔지

야속하게도 케이블카 탑승권은 이미 20분 전에 마감된 상태였다


윤슬이 예쁘게 굴러다니는 뜨거운 일몰과 함께,

한려수도의 그 시원하고 아기자기한 풍경들을 볼 생각에 들떠 있던 가슴이 싸늘하게 식는 순간이었다


케이블카를 못 탄 아쉬움은 근처에 있는 해저터널을 구경하는 것으로-1932년에 완공된- 조금 채워 주고

마트에 들러 간단한 먹거리를 사서 펜션에 도착하니 주인장께서 푸짐한 저녁상을 준비해 놓고 계셨다

학꽁치회와 새우 그리고 싱싱한 굴이며 문어,가리비,뿔소라등 다 먹지도 못 할 만큼의 음식을 끝없이 내 놓으셨다


여수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의 합류로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해 지고

맛있는 먹거리와 허물없는 이야기로 잘 버무려진, 낮 선 바닷가에서의 마지막 밤은 점 점 더 깊어만 갔다

그렇게 풍성한 웃음 가득했던 밤은 짭짜름한 바닷바람 속에 저며져 우리들 가슴 속으로 아련히 사라지고...


새벽 다섯 시 부터 일어나 떠드는 친구들 때문에 졸던 아침은 더 일찍 깨어나고

부지런한 친구가 갖은 해물을 넣어 끓인 얼큰한 라면과 그 진한 국물로 쓰린 속을 달랬다

 

그렇게 서둘러 무료 요트 체험장에 도착했건만 그 곳은 아직 문도 열지 않았다

개장은 10시부터 라는데.. 이런.. 아직 두 시간이나 더 남았는데.. 어쩌나...


할 수 없이 어제 저녁에 갔다가 허탕친 한려수도 케이블카 쪽으로 차를 돌려 도착하고 보니

이곳도 아직 매표 시간이 40분이나 남아 있고 타고 올라가려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단다

부지런을 너무 떤 탓에 기다리는 시간은 많아졌지만 통영의 상쾌한 아침 공기는 기분 좋았다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이 곳 저 곳을 둘러보며 기다리는데

밝은 친구들의 얼굴과는 다르게 하늘은 아쉽게도 검은 구름만 가득하다


8명이 한 케이블카에 타고 도착하니 아래와는 다르게 한기를 느낄 정도로 바람이 거세고 차다

흐린 하늘에선 가끔 한줄기 빛이 내려 와 바다 위에 뿌려지는데 뿌연 시야가 몹시 안타까웠

어제 맑은 날 못 온 게 다시 한 번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탑승을 끝으로 2박 3일의 여정은 끝이 나고...

 

아쉬움은 또 다른 희망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또 그 곳에 간다면 이번과는 다른 얼굴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겠지...

그리고 또 다른 추억을 한 아름 안고 돌아 올 수 있을 것이다


30년 지기 사회 친구들과의 남도 여행은 나에게 큰 위안과 비움을 안겨 주었다

많이도 웃었던 친구들아, 함께여서 즐거웠고 행복했다


늘 건강하기를...



















































































































































































2016.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