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삭풍이 12월의 거리를 거칠게 지나가던 85년의 겨울. 인천 부평에 있는 한 평민당의원의 사무실에 도착한 건 오후 햇살이 아직도 찬 도시를 비추고 있을 때였다. 매스컴에서만 보고 들었던 5.18 광주 민중항쟁의 실상을 보기 위해서였다. 몇 몇 회사 친구들과 함께 찾아간 그 사무실엔 먼저 와 기다리던 사람들이 꽤 있었다. 우리가 도착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엔 불이 꺼지고 어둠 속 작은 화면에 펼쳐진 처참한 광경들은 나를 경악하게 했다. 인간이 얼마나 더 폭력적이고 잔인해 질 수 있는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던 믿을 수 없는 말들의 실태. 차마 상상할 수도, 입에 담을 수도 없는 그 잔혹한 현실 앞에 눈물조차 흘릴 수 없었던 시간들... 터질듯 한 가슴을 억누르며 봤던 ..
2009.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