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보내는 편지
봄은 어느 덧 익을대로 무르익어 이미 여름 흉내를 내고 있네요. 얇게 걸친 반 팔 옷 속으로도 그 뜨거움이 점점 스며들고 산과 들에는 벌써 초록의 고운 옷들이 풍성해져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지난 토요일에 어느 결혼식장에 다녀왔어요. 사랑스런 바람이 열린 창 안으로 손을 뻗어 제 얼굴을 어루만지고 살금살금 배어나오는 땀방울까지 부드럽게 식혀주는 한가한 토요일 정오였어요. 존경하는 분의 자제가 결혼을 하는 날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 왔습니다. 엊그제 대학생이던 학생이 언제 그렇게 성숙한 여인으로 변했는지... 지극한 마음으로 행복하길 바라며 또 빌어주고 왔습니다. 그 좋은 날, 전 거기서도 주체 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 때문에 혼났습니다. 잔잔한 분위기와 조명 때문에 들키진 않았지만 왠지 쑥스럽..
2009.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