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잔인한 달 가을 하늘에서 불타던 노을이 나뭇가지에 온전히 내려 앉았다 이 계절, 내 마음이 우수에 깊이 젖는 건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질 저 단풍들의 낙하가 안타깝기 때문일거다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 곱던 꽃들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이 어여쁜 ..
와우정사의 가을 와우정사는 가끔 지나다니는 길 가까이에 있었지만 오늘에서야 겨우 만났다 평일인데도 찾아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 곳도 가을이 이미 많이 물들어 있었다 특이한 형태의 탑이 눈에 띠어 한참 동안 머물며 세세하게 관찰했는데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층층이 쌓여진 ..
가을의 속삭임 침묵이 지배하는 숲 속에도 어느 덧 가을이 깊어 가고 단풍으로 치장을 시작한 나무들은 경쟁하듯 옷 매무새를 매만지도 있다 무거움을 벗어버리고 침묵을 들이키며 조용히 걸음을 옮기는데 바스락거리는 내 발자국에도 단풍이 들려는지 한웅큼 햇살이 곱게 고이고... 가..
가을맞이 잿빛 마음에 가려져 못 본 건지, 일상에 쫒겨 느낄 수 없었던 건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을은 이미 내 맘보다 훨씬 앞서 와 살랑살랑 미소를 흔들며 나를 반기고 있었다 한들거리는 가을 발걸음이 이렇게 총총히 걸어온 걸 오늘에서야 인식하다니 나도 참 무심하기도 하다 잠..
하늘을 태우는 저녁 노을 여름 내내 그렇게 뜨겁더니.. 기어이.. 가을로 들어 선 높은 하늘을 다 태우네... 2016.08.29.
뜨락에 핀 배롱나무 꽃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도 꿋꿋하게 꽃을 피워 낸 단단한 배롱나무... 화사한 모습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잠시 차를 세우고 그 얼굴을 마주했다 분홍의 꽃이 뿜어내는 은은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붉은 저녁 놀 속으로 흐뭇하게 퍼져나간다 반가웠다, 너의 향..
세미원의 여름 걷는 것조차 힘들었던 한여름날의 세미원.. 몇 걸음 걸었을 뿐인데 손수건은 이미 땀으로 흥건하고 발걸음은 서둘러 그늘을 찾아든다 양지에서 무심한 듯 서 있는 연꽃들의 이마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갈증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타들어 가는 뙤약볕 속에서도 연꽃은 여..
능소화가 모여 핀 예쁜 공원 요란한 비바람이 훑고 지나간 부천 중앙공원.. 바닥엔 수 많은 꽃잎들이 몸통 채 뚝뚝 떨어져 맥없이 뒹굴고 있었다 낙하한 저 많은 꽃들이 온전히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면 얼마나 황홀했을까... 여전히 찌푸린 하늘에선 검은 구름만 바삐 오가고 간신히 매..
꽃 터널 봄 햇살은 물 위에 떨어져 보석처럼 빛나고 웃음소리 가득한 철로 위엔 휴일의 여유로움이 경쾌하게 구른다 꽃터널을 지나 온 레일 바이크에서 향긋한 꽃향기가 풍긴다. 201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