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의 단풍
내장산의 단풍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차가운 새벽길을 걸어간다 손은 시리고 얼굴엔 차가운 냉기가 흐르는데 가로등 불빛에 스치는 붉음이 날카롭다 온전치 못 한 희미한 빛 속에서도 단풍은 절절하기만 하다 아니, 오래 전부터 각혈한 듯 처절하게 극단적이다 우화정에 피어있는,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저 붉음이 그것을 대변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니 마침내 태양이 얼굴을 내민다 저 발아래 세상은 운무에 휩싸여 있고 한참을 기다려도 뿌연 꿈 속에서 깨어날 줄 모르니 긴 시간 머물며 그저 안타까운 발만 동동거리다 뜨거운 어묵 국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밖에...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데 발밑에 펼쳐진 풍경이 장관이다 전망대에 오르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2중 3중으로 100미터는 족히 넘고도 남는 것 같다 위..
2017.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