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 무성했던 잎을 발 밑에 떨구고 조용히 시간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연잎들... 시간이 흘러 또 다른 봄이 그곳을 찾아 온다면, 스스로를 희생한 그 양분으로 뿌리는 좀 더 튼실한 싹을 틔워 낼 것이다. 2011.10.18.
시 선 누구는 위를 보고 누구는 아래를 본다.. 그들의 시야에 들어오는 게 세상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건 많이 다를 것이다.. 2011.10.18.
섬 저수지 위에도 섬이 있다.. 넘어가는 해를 정면으로 받으며 고운 빛을 머금은 작은 섬..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 한 미지의 섬이 거기 있다.. 사람들의 무게를 묵묵히 기다리며... 2011.10.11.
가을 소경 어느 가을 날 아침.. 무리지어 내려앉은 아침 안개와 논에서 익어가는 황금빛 들녁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게 될 곳..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 풍경이 난 참 좋다. 2011.10.09.
수묵화 이른 새벽에 눈을 뜨니 바깥은 온통 뽀얀 안개가 내려 앉아있다. 잠이 덜 깬 눈으로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마치 잘 그려진 한폭의 예쁜 수묵화 속에 있는 듯 하다. 그 가운데를 딛고 서 있는 나는 이제 막 태어난 신선 일 게다. 2011.10.08.
코스모스가 있는 풍경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 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 속에 숨었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2011..
코스모스와 일출을 함께 하다 동산을 넘는 찬란한 아침햇살을 받아, 밤 새 코스모스 얼굴을 여미던 이슬방울들이 영롱하게 반짝이고 연지 곤지 예쁘게 치장한 꽃잎들이 귓가에 이는 작은 바람에도 방긋방긋 웃음 지으며 마추치는 사람들과 환하게 인사를 한다 딴 세상에 온 듯 한 기분으..
빈자리 도란거리는 대화가 부러웠을까... 누군가를 기다리는 외로운 시선은 자꾸만 길 쪽을 향하고... 같은 의자에 앉아 같은 곳을 바라 본다는 것.. 익어가는 계절 속에서 한가로운 마음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도 있겠고.. 돌아앉은 시선에게는 아마도 부러움 같은 것 일 수도 있겠다.. 2011.09.24.
가을은 익어가고 한낮이면 아직도 여름 행세를 하는 따가운 햇살을 이고 가을은 이렇게 익어 간다. 점점 황금색으로 변해가는 들녘에서는 알찬 벼 이삭들이 무거워진 고개를 숙이며 여물어 가고 밀짚모자를 고쳐 쓰며 황금알을 매만지는 촌로의 구릿빛 얼굴에선, 부자가 된 듯 뿌듯한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