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은 봄바람을 타고 처음 내게 왔을 때 살갑지 않다고 트집 잡더니만 이제, 그대 얼굴 익히려 유심히 쳐다보니 말없이 나를 떠난다 하네 그러기에 진즉에 짧은 인연은 믿지 않았지만 한 번 든 이 정은 어이하리 오고 가는 그 마음이야 내 어찌 하리오 마는 다시 또 그대 올까 두렵나이다 어느 눈부신 봄날에... 2008.05.25..진.
산 그곳에 가면 여문 꿈을 만질 수 있다 기에 힘든 걸음 재촉하며 그 곳에 다다르니 그 꿈은 간데 없고 무심한 바람소리만 귓가를 스치더이다 내가 머물다 온 그 바위 위에는 지금도 그 푸른 꿈들이 내려앉고 있으려나 2008.5.24..진.
해 질 무렵 벅찬 여명처럼 남한강이 물들면 산 어귀에 켜지는 불빛을 따라 강물 속에도 하나 둘 가로등이 비추고 산길을 돌아온 피곤한 시간들이 그 강위에 희미한 시선을 던지면 길을 밝히던 불빛은 어느 새 시린 눈망울을 서럽게 깜빡이네 조잘대던 바람의 유혹도 아카시아 꽃향기의 사무치는 애교도 뜨거운 한 낮의 거친 입김도 작은 마음 하나 잠재우지 못하니 해가 진 그곳으로 고개 내미는 코발트색 달빛을 온 몸으로 받으며 잠자는 듯 고요한 저 강물 위를 맨발로 살금살금 걸어가고 싶다 머리 가득한 무거운 생각과 떠나지 않는 마음속의 욕심을 던지며... 남한강을 바라보며... 2008.05.23..진.
빌려쓰기 사람이 살다 보면 갑자기 급하게 필요한 것들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둘러보면 필요한 모든 것들이 집 안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뭔가를 하려고 하다 보면 또 없는 것들은 왜 이리도 많은지... 가끔 변기가 막혀서 막대기 끝에 둥근 고무가 달린, 변기 뚫는 기구를 매 번 빌리..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들이 언제까지나 나의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언젠가는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내 가슴에 품고 있는 것들은 서로 이어진 마음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한 순간 나만의 생각일 수 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언젠가 내게 다가와 나의 전부처럼 느껴졌던 모든 것들이 이제 조금이나마 내 것도 없고 내 것이 아님을 일깨우니 무차별 헝클어졌던 내 마음이 가장 덤덤한 모습으로 일상속으로 걸어간다 2008.05.21..진.
수락산 모처럼의 주말을 즐거운 산행으로 마무리했다 매 년 5월이면 회사 야유회를 가는데 올해엔 작년과 같이 등산을 하기로 했다 날짜를 정하고 장소를 정하고...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따라가다가 의정부 인터체인지로 나가서 만나는 장암역 건너편... 석림사를 거쳐 깔딱고개를 지나 ..
수리산의 하루 오래간만에 화사한 철쭉 구경도 하고 짭쪼름한 생의 활력소를 얻고 왔다. 발걸음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고... 힘들었던 그 동안의 시간만큼 내가 딛는 땅은 더 단단해 질 것이다. ...진.
괴테의 생각 속으로 거래처에 가는길... 산 너머에서 솟아오르는 검은 연기가 나의 행선지에서 나는 것이 아니길 빌었다 아... 이럴 수가... 15대의 소방차와 그 많은 사람들의 힘겨운 진화에도 불구하고 그 화마(火魔)는 주위의 산소마저 다 먹어 치우고 나서야 잠잠해 졌다 2시간 반 동안 ..
수리산에서 봄 날, 오래간만에 시간을 낸 친구들과 어울려 화려한 하루를 보냈다. 푸르러 가는 신록과 화사한 철쭉에 둘러쌓였던 포근한 시간들이 오롯이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꽃길을 걸으며, 산길을 걸으며 내 마음과 생각속에 담았던 푸른 생각들을 잘 키워가야지... 그리고 그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