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걸터 앉아
홀로, 소통의 긴 터널을 헤매다 가을 볕 위에 걸터앉으니 사랑하는 이의 품속같이 따사롭고 포근하다 투명한 햇살, 여유로운 하늘 갈대를 닮은 부드러운 바람 예쁜 잎새들의 귀여운 조잘거림과 발랄한 웃음들... 정성 가득 예쁘게 버무려 님의 품에 안기니 부끄러운 듯 얼굴 붉힌 화색 고운 가을아 그대.. 어렵게 마주앉아 못다 한 얘기 나누는데 무슨 일로 맑은 낮 빛에 시린 아쉬움 묻어날까 내키지 않는 미련 일랑 빈 의자에 널어놓고 후회 없이 나와 함께 며칠만 쉬었다 가세 서산을 넘는 구름처럼 서러운 발길 재촉한들 누가 나처럼 살갑게 님을 대하리오 가을 날 오후.. 빈 공간에 홀로 앉아 있으려니 세상이 참 평화롭다. 2009.10.28..진.
2009.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