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세마리 날 보더니.. 서둘러 떠나는.. 세.. 놈.. 날 보고도.. 빨리 지나가는.. 세.. 월.. 아.. 벌써.. 12월이네.. 2016.12.02.
전기가 다니는 길 그래.. 먼 길 왔으니.. 잠시 쉬었다 가자.. 구멍 숭숭 뚫린 집이면 어떠리.. 무거운 짐 내려 놓을 수만 있다면.. 2016.11.30.
떠나가는 가을 그렇게 열정적으로 나를 물들이더니.. 어느 새 이렇게 무심히 떨어져.. 간다는 말도 없이 그렇게 가네.. 약속은 하지 않았어도 다시 온다는 걸 믿기에.. 물소리처럼 맑은 시선으로 너와 인사하네.. 2016.11.15.
물향기 수목원의 단풍 봄이면 온갖 식물들이 피어났을 넓디 넓은 수목원에 이젠 농익은 가을빛만 가득하다 눈이 이끄는데로 따라다니다 보니 어느 새 나의 얼굴도 단풍으로 물들고 사람들의 재잘거림과 웃음소리를 가득 품은 수목원의 얼굴에도 미소가 넘쳐났다 구름 뒤에 숨어, 단풍으..
11월은 잔인한 달 가을 하늘에서 불타던 노을이 나뭇가지에 온전히 내려 앉았다 이 계절, 내 마음이 우수에 깊이 젖는 건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질 저 단풍들의 낙하가 안타깝기 때문일거다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 곱던 꽃들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이 어여쁜 ..
억새에 불 붙다 억새를 태우는 가을.. 문득.. 내 속으로 들어 온 금빛.. 내 가슴은.. 햇풀처럼 벅차다.. 가을엔.. 이 가을엔.. 절대로 가슴이 녹슬지 않겠다.. 2016.11.03.
와우정사의 가을 와우정사는 가끔 지나다니는 길 가까이에 있었지만 오늘에서야 겨우 만났다 평일인데도 찾아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 곳도 가을이 이미 많이 물들어 있었다 특이한 형태의 탑이 눈에 띠어 한참 동안 머물며 세세하게 관찰했는데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층층이 쌓여진 ..
여 행 여행의 궁극적인 즐거움은.. 낮선 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반복적이고 일상화 된 것으로 부터 벗어나는데 있을 것이다.. 발갛게 농익은 나뭇잎이.. 두려움 없이 낙하하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2016.10.29.
가을의 속삭임 침묵이 지배하는 숲 속에도 어느 덧 가을이 깊어 가고 단풍으로 치장을 시작한 나무들은 경쟁하듯 옷 매무새를 매만지도 있다 무거움을 벗어버리고 침묵을 들이키며 조용히 걸음을 옮기는데 바스락거리는 내 발자국에도 단풍이 들려는지 한웅큼 햇살이 곱게 고이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