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원 나들이 현충일을 맞아, 마침 마지막 휴가를 나온 큰 아들과 함께 호국원에 다녀왔다 햇살은 뜨거웠지만, 싱그러운 바람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군복을 입은 아들을 보며 조금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분단 된 나라를 지키는, 아직 전역..
휴가 나온 아들과의 나들이 말년휴가를 나온 아들과 함께 모처럼 온가족이 나들이를 했다 마치 억새처럼 살랑거리는 삘기들 사이를 걸으니 벌써 가을 속으로 들어 온 기분도 들고 공룡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멀고 먼 과거의 언젠가로 돌아 간 기분도 들었다 좁은 길을 홀로 걸어도 ..
간이역에서 이젠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도 끊긴, 자물쇠 굳게 잠긴 조그마한 간이역사.. 그 작은 역은 침묵으로 무거웠으나 지나쳐 가는 열차들의 발자국 소리는 여전히 가볍고 경쾌하다 정겨운 시골인심이 풍성했을 그 옛날을 상상하니 열차를 타고 내리던 사람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들..
그린 위에서 보낸 친구들과의 하루 4일간의 긴 연휴끝에 맞은 특별한 날.. 거의 1년만에 친구들과 의기투합하여 초록의 잔디를 신나게 밟았다 신록이 더욱 짙어진 만큼 햇살은 이미 여름문턱을 넘어 연신 냉수를 들이키게 하는데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식히는 시원한 바람이 있어 스코..
철쭉꽃과 함께한 하루 친구들과 봄맞이 산행을 하고 왔다 진달래꽃 발자국만 남아있는 밋밋한 산길엔 다행스럽게도 활짝 핀 철쭉꽃이 밝은 얼굴로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오르다 쉬기를 반복하며 천천히 정상으로 향하는 동안 이 곳 저 곳을 둘러보며 흐르는 땀을 식히는데 한층 짙어..
진달래꽃과 함께한 하루 먼 길을 다녀온 몸은 천근만근 무겁기만 한데 모처럼 쉬는 집사람은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며 나의 단잠을 깨운다 이 봄이 다 가기전에 화사한 봄을 느껴보고 싶다는 성화에 못 이겨 세수만 대충하고는 시험준비로 바쁘다는 막내녀석까지 꼬드겨 함께 외출을 한다 칼국수로 빈 속을 꽉 꽉 채우고 찾아 간 진달래꽃 축제장은 이미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만개한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화려한 진달래 축제장은 결코 우리의 바람을 배신하지 않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얀 벚꽃잎이 눈처럼 내려 길 위에 쌓이니 그 눈을 밟으며 자신들의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가득하다 흐드러지게 핀 꽃 속에 들면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모두 꽃이 된다. 2016.04.10.
휴일날의 일상 언제부턴가.. 글씨가 심하게 아른거려 책 읽기가 싫어졌다 책을 펴 놓으면 까만 글씨는 마치 잡다한 생각들처럼 책상 위를 굴러다니기도 하고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책장을 넘나들기도 하고 젖은 한지 위의 먹물처럼 번지기도 하고... 때로는 바쁜 하루살이들처럼 집단으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걸 보고 있으면 내 몸도 출렁대는 파도 위에 위태롭게 있는 것 같아서 심하게 어지럽기까지 하다 그런 글씨들을 모아 보려고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 있자니 눈 전체가 뻑뻑해지면서 자갈 굴러가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우네 시린 눈을 감고 잠시 천장을 응시하다 보면 나른한 몸속으로 설익은 잠이 스며들고... 안경점에 들렀더니 다촛점 렌즈를 추천 한다 어지러웠지만 좀 지나면 괜찮다는 주인의 말을 양쪽 귀에 걸고 터벅..
막내의 고등학교 졸업 3년 동안 정들었던 교정을 나오는 녀석의 표정엔 서운함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일부러 담담하게 보이려고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아들을 보고 있으려니 입학할 때 보다 커진 키 만큼이나 마음 가짐도 한층 더 자란 것 같아서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온다 ..
보고 싶을 때 보여주지 않아서 듣고 싶을 때 들려주지 않아서 있고 싶을 때 있어주지 않아서 난 매일 꿈속에서 찾아 갑니다 그대 몰래... 사랑은 외로움이라 하셨지만 나에게 사랑은 그리움 입니다 그리움은 외로움 보다 훨씬 더 절실하니까요. 201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