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가 빚어 놓은 환상적인 풍경 차가운 바람이 내 뺨을 파고드는지도 몰랐다 차가운 안개가 내 귀를 마비시키는지도 몰랐다 구덩이에 빠져 진흙투성이가 된 신발을 누군가가 얘기해 주기 전에는 알아채지 못했다 소양강 위에서 졸졸거리던 날씨는 참으로 매서웠다 몇 시간을 그렇게 ..
물안개가 빚어 놓은 환상적인 풍경 해가 떠 오를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얼굴을 보여 주지 않는다 늦은 아침이 되니 빨리 햇살 뒤의 그 푸른 하늘을 보고싶어 졌다 하이얀 안개꽃 뒤에 그런 하늘이 있어야 어렵게 피어난 꽃들이 더 어여쁘게 빛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기회는 ..
물안개가 빚어 놓은 환상적인 풍경 아침 해가 사뿐히 걸어가야 할 소양 3교 다리 위엔 여전히 시린 바람만 지나간다 뜨거운 열정을 보듬어 줄 태양은, 짙은 구름과 안개 속에서 끝내 고개를 내밀지 못했다 물안개 속에서 불타오르는 붉은 태양을 보고 싶었는데... 소양의 아침은 나에게 한..
瑞 雪 2013년 1월 1일.. 낮부터 내리던 눈이 밤이되자 더욱 덩치를 키워서 조용히 어둠 속으로 내려 앉고 있다 바람은 두서없이 추운 거리를 몰려 다니고 인적 끊어진 거리엔 가로등 불빛만 새해 첫날의 저녁을 포근히 품고 있다 새해에 내리는 눈은 서설이라고 했는데... 아마도 올해는 좋..
새롭게 그려 갈 하얀 도화지 밤 새 창문을 요란하게 흔들더니 새하얀 눈이 내리느라 그랬나 보다 그리 풍성한 양은 아니지만 보고 느끼고 미소 짓기엔 충분한 것 같다 늦은 아침을 먹고 거북이 걸음으로 집 근처의 작은 산에 올랐다 맑은 하늘과 신선한 바람, 뽀드득거리는 눈들의 반가운..
안개가 만든 눈꽃 흐드러지게 핀 하얀 안개꽃을 만난다는 생각에 밤 잠 설치며 일어나 새벽잠을 쫓으며 달려 갔지만 소양 3교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서릿발 같은 바람만 인적 없는 다리 위를 전속력으로 내달릴 뿐 아쉬워 하며 서 있는 내 시선엔 눈 한 번 맞춰 ..
대나무 어여쁜 이여 매서운 세파에도 찬란히 빛나는 이여 그대 낯빛에 내 마음도 그렇게 물들어 갑니다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고 작은 바람에도 순응하는 법을 배웁니다 같은 크기로, 같은 굵기로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 주는 지혜를 배웁니다 어여쁜 이여.. 2012.12.16.
비처럼 비가.. 오네요.. 감춰 둔 그리움처럼 내리고 있네요.. 마음 한구석의 응어리들까지 씻어 냈으면 좋겠습니다.. 하얗게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자유로웠으면 좋겠습니다.. 허물없이.. 다시 볼 수 있게요.. 2012.11.19.
가을 끝에 서서 가는 시간이 아쉽다.. 그래서 더 진한색 옷으로 갈아 입고 이렇게 서 있다.. 지나는 해가 따사로이 비춰 주니 마음이 한층 밝아졌다.. 옷 매무새를 부여잡고.. 지금 계절과 시위중이다.. 2012.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