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발이 시려 올 때 까만 연탄이 처마 밑에 소복이 쌓이면 내 마음은 이미 따뜻한 봄이었다 아니, 그것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천사 같은 표정이 그랬었다 맑은 손길이 어루만질 때마다 까만 가슴을 녹여내고 붉은 영혼을 불사르고... 부엌에서 하얀 연탄을 들고 나오는 일은 그래서 마냥 즐거웠다 가벼워진 봄을 맘대로 가지고 놀 수 있어서... 2011년 마지막 날, 옛 추억에 젖어... 2011.12.31.
나는 하얀 눈이 좋다 눈 오는 날의 그 설렘이 좋고 가슴으로 전해지는 포근함이 좋다 순결함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고독과 그 속으로 보이는 푸른빛의 카리스마가 있어서 좋다 함께 걸어갈 때 들을 수 있는 그 만의 목소리가 예뻐서 좋고 내 발자국을 말 없이 받아주는 넉넉한 마음이 있어서 좋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치장해 주고 그들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빈 도화지 같아서 좋다 무엇이든지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을 줘서 좋다. 새로운 시작 같아서 좋고 또 마지막 같아서 좋다 소리 없이 세상에 내린 날, 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어서 좋고 시간이 지나면 또 그것들을 스스로 사라지게 해서 좋다 보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말없이 덮어줘서 좋고 작은 것들까지도 반짝반짝 빛나게 해 줘서 좋다 서운했던 ..
송년회 올해도 우리 친구들은 조용한 송년회를 보냈다. 버스를 타고 수원역에 도착 하자마자 약속 시간에 맞춰 영화표를 예매하고 기다리는데 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를 않는다.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도착 시간을 맞춰 보니 막히는 길 때문에 족히 30분 이상은 걸리고도 남을 것 같아..
가슴이 아픈 날 오늘은 참 가슴이 아픈 아침이다. 같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느 중학교 2학년 아이의 유서 때문이다. 장문의 유서를 읽어 내려 가는 동안 나도 모르게 긴 한숨과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린다. 가족을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이 이뻐서 그렇고 생각..
내 가슴에 그리운 노을이 지면 나는 언제나 동쪽 하늘로 가지 두텁게 쌓인 마음들을 끌고 가 고였던 그리움을 쏟아 내고는 또 허허로운 가슴으로 돌아 와 보고 싶다 내 가슴 윽박지르지 내 자신도 어쩌지 못 해 울먹이는 어깨를 위로하며... 심장을 녹여 만들어 낸 그리움은 시간도 거꾸로 흐르게 한다지만 보고 파 허전한 맘까지 모두 잠재울 수는 없을 테니 님 계신 하늘에 붉은 노을을 보내 그저 타는 내 맘이라도 위로해 보네 그리움이 끄는 바람을 타고 오늘도 내 마음은 동쪽으로만 가지 저 동쪽 하늘에 나를 그리는 마음 있다면... 2011.12.17.
내 맘 속 그리움이 내 심장을 가져다가 님 사는 바다에 두고 왔다네요? 저 수평선 끝에서 용암 하나 떠올라 그대 얼굴 뜨겁게 비추거든 여기 나 있는 하늘로 눈길 한 번 주세요 그대 손 길 그대 목소리 그리워 밤 잠 설쳤던 초라한 내 맘 까지만 닿을 수 있게요 님 그리운 날에... 2011.12.18.
골프 모임 송년회 1년을 마감하는 이런 자리는 늘 아쉽다. 한편으로는 별 탈 없이 지나 온 것에 대한 고마움과 뿌듯한 마음도 가지게 되고 일에서 벗어나 한 달에 한 번 푸른 잔디를 밟으며 일상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들을 털어버리는 일은 나에게 있어서 무엇 보다도 중요한 일이기에 년 ..
홀로 그 눈 위에 서긴 싫었다 거긴 너무나 눈부신 곳이었으므로... 눈가루가 몰아쳐 내 볼에 쓰러지는 건 내 허름한 가슴을 알아차렸기 때문이고 허벅지까지 빠지는 설움이 나를 가두려 했던 건 잡아 줄 손이 옆에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심산의 고요함에 일숙해 질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찾아드는 적막이 두려운 건 왜 일까 억센 팔을 휘휘 저으며 지나가는 바람 내 목을 감싼 자존심마저 들썩이게 하는데 동쪽 하늘에 걸린 저 푸른 낮 달은 애타는 나의 발자국은 왜 따라 오는가? 저도 홀로 서러운 내 마음을 알아버렸나 하얀 그리움만 눈송이처럼 뿌리고 가네 고독이 흩뿌려져 차가워진 내 가슴에 선 한 양 몇 마리 품으면 포근해 지려나... 그 눈 덮인 그 골짜기는 결코 혼자 오를 수 없는 곳이었다 홀로 그 언덕에 오르던..
밤 바다 하얀 파도를 타고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밤 바다 거친 바람을 타고 사랑이 다가옵니다 아무도 모르게 한 웅 큼 욕심내어 마음속에 넣어 봅니다 한 아름 욕심내어 가슴속에 채워 봅니다 거칠었던 얼굴이 밝아집니다 무거웠던 시선이 환해집니다 마침내 나의 일부가 된 바다... 폭풍이 다가 와 뺏어갈지도 모르지만 결코 놓아주고 싶진 않습니다 절제된 심장의 울림으로 시들지 않게 잘 가꾸고 싶습니다 바다 끝 모래 언덕 위에서 수줍은 내 사랑이 웃고 있습니다 2011.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