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졸업식 너희들이 스쳐간 자리마다 아직도 따스함이 남아있다. 짓궂은 장난으로 교실바닥이 꿈틀거리고 맑디맑은 웃음소리가 창문을 두드린다. 만남엔 분명 헤어짐이 있음인데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준비 않은, 존재 않을 것 같던 헤어짐...... 하지만, 더 이상 이곳에 ..
제부도 나들이 내일이면 큰녀석이 긴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하는 날이다 방학동안 보충수업을 하러 학교에 가는 시간 외에는 바깥출입을 전혀 하지 못 한 녀석을 위해 오래간만에 가족끼리 외출을 했다 바다도 보고 녀석들이 좋아하는 조개구이를 먹기 위해 제부도로 향하는 길... 간만..
안경 맞추던 날 요즘들어 부쩍 가까이에 있는 작은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서 안경점에 갔다. 검사를 하니 시력도 나빠지고 노안이 와서 안경을 새로 맞춰야 한단다. 이것저것 검사를 하더니 다촛점 렌즈를 권한다. 그게 뭐냐고 했더니 렌즈 위쪽엔 멀리 있는 게 잘 보이도록 해 주고 아래..
야간 스키장에 하루를 묻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새해가 벌써 1월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됐다. 뭔가 달라지리라 믿었던 일상을 하루하루 맞이 하면서 마음으로 느끼는 여유는 여전히 크게 모자람을 느낀다. 스트레스 속에 보낸 월말을 보상 받으려는 마음으로 동료와 함께 찾은 야간스..
겨울은.. 두꺼운 군살 속으로 스며드는 서슬 퍼런 큰아버지의 회초리 발바닥 깊은 밑둥부터 전해오는 알 수 없는 두려움 겨울은.. 나뭇가지를 부단히 오르내리다 추위를 피하지 못한 어린 애벌레 여린 살갗 위에 남아있는 내 여름 종아리의 검붉은 슬픔... 낮 익어가는 이 겨울에 햇살조차 두려워 까치발로 기웃거리는 아찔하게 날이 선 마음이 지구 저편 움직이는 섬 아이티의 빈 하늘에서 떨어지는 저 어지러운 눈물에야 비할 수 있을까 흙 담 옆, 햇살 예쁜 어머니 의자를 뒤로하고 미간에 난 깊은 수로를 따라 끈적끈적한 내 마음이 한없이 흐른다 아이티.. 그 처절한 울부짖음이 내 아픈 겨울보다 더 슬픈날에... 20010.01.22..진.
눈과 풍경 힘든 시간들은 잊어버리고 싶었다 즐거웠던 시간들은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 깊고 긴 터널을 걸을 때의 그 무서움들은 그저 그 시간속에 담아두고 싶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은 어쩔 수 없는 나의 모두 였던것을... 그때는 생각하지 못했다 2010.01.13.
눈 내린 강변에서 얼음 밑으로 흐르는, 저 흰눈 밑에 숨쉬는 하얀 희망의 졸졸거림이 나의 전부였음을... 찬바람 속에서 마주치는 저 강렬한 한기조차 내 전부였음을... 2010.01.06.
차안에서 보낸 9시간의 풍경 새해 첫 날,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눈이 내려앉았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세상 위로는 아직도 왕성한 기세로 내리고 있는 눈을 걱정하며 앞 차 꽁무니를 따라 슬금슬금 걸음마를 시작한 새해 첫 출근길... 도로는 내린 눈들로 얼어붙었고 유리창에 쏟아지는 ..
고등학교 송년회 선배님과 후배, 그리고 다정한 친구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기 40년 세월을 뛰어넘는 끈끈함이 함께 어울려있다. 또 한해를 마감하는 자리.. 서로를 위하며 밀어주고 끌어주고, 한잔의 술로 서로의 미소를 확인할 수 있는 이 흥겨운 자리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