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길가에 나란히 서 있는 앙증맞은 벚나무들.. 그러나 그들이 입고 있는 옷 색깔은 무척이나 다르다.. 무슨 꿈을 꾸길래 이토록 고운 색으로 자신들의 외모를 꾸몄을까? 가을 날 찾아 온 우중충한 하루.. 바람이 가지를 흔들 때마다 밸리춤을 추고 있는 요염한 그들은 무척이나 화사하고 화사하다.. 2011.10.21.
석양은 애마를 타고 석양이 제 애마가 맘에 들었나 봅니다.. 예쁘게 치장하고는 차창에 기대 앉아 있네요.. 타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태우고 가야겠습니다.. 이쁘니까요.. 2011.10.18.
시간 여행 무성했던 잎을 발 밑에 떨구고 조용히 시간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연잎들... 시간이 흘러 또 다른 봄이 그곳을 찾아 온다면, 스스로를 희생한 그 양분으로 뿌리는 좀 더 튼실한 싹을 틔워 낼 것이다. 2011.10.18.
시 선 누구는 위를 보고 누구는 아래를 본다.. 그들의 시야에 들어오는 게 세상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건 많이 다를 것이다.. 2011.10.18.
섬 저수지 위에도 섬이 있다.. 넘어가는 해를 정면으로 받으며 고운 빛을 머금은 작은 섬..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 한 미지의 섬이 거기 있다.. 사람들의 무게를 묵묵히 기다리며... 2011.10.11.
수묵화 이른 새벽에 눈을 뜨니 바깥은 온통 뽀얀 안개가 내려 앉아있다. 잠이 덜 깬 눈으로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마치 잘 그려진 한폭의 예쁜 수묵화 속에 있는 듯 하다. 그 가운데를 딛고 서 있는 나는 이제 막 태어난 신선 일 게다. 2011.10.08.
빈자리 도란거리는 대화가 부러웠을까... 누군가를 기다리는 외로운 시선은 자꾸만 길 쪽을 향하고... 같은 의자에 앉아 같은 곳을 바라 본다는 것.. 익어가는 계절 속에서 한가로운 마음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도 있겠고.. 돌아앉은 시선에게는 아마도 부러움 같은 것 일 수도 있겠다.. 2011.09.24.
우 리 나, 너 그리고 우리.. 서산을 넘는 저 하루처럼 우리의 추억도 찬란했었지.. 오늘이 지나 내일이 오면.. 함께했던 그 시간들은 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찬란하게 빛나리니.. 얼굴에 비친 고운 노을아.. 언제나 우리의 우정처럼 그렇게 빛나라.. 2011.09.21.
대양을 항해하고 싶다 대양을 헤엄쳐 온 파도가 마침내 내 몸을 흔들면, 나는 또 잠에서 깨어나 걷잡을 수 없는 질주 본능을 주체할 수 없어 한없이 요동친다. 나를 옭아 맨 저 밧줄을 끊고 오늘도 내 마음은 대양을 향한다.. 201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