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의 아침 님을 마중하러 한시간 전부터 눈 비비며 달려나간 새벽 바닷가. 그 고요함 속에서 먼저 아는 체 하는 건 무척이나 억센 바람이다. 바닷가에 도착해서 예상되는 길목에 자리 잡고 서 있으려니 금방이라도 덮칠 것 같은 높은 파도에 몽롱했던 정신이 번쩍 든다. 하얀 포말을 ..
갈남 해변을 거닐며 솔섬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들른 갈남 바닷가. 각양각색의 바위들이 바닷물에 허리를 담근 채 까다로운 바다의 온갖 투정을 받아내고 있다. 그 가슴 언저리에 난 깊고 거친 피부 속으로 연신 짠 소금기가 스며들고... 그렇게 거기서 또 수천년을 서로 부데끼며 살아..
삼척 월천리 바닷가 금방이라도 굵은 빗방울이 무뚝뚝하게 떨어질 것 같은 날씨. 먹구름과 뿌연 하늘, 그리고 세찬 바람이 봄날같지 않게 을씨년스럽다. 그 바람 덕분인지 요란하게 바위를 함락시킨 파도는 내 발밑까지 밀려오는 듯 하다. 모처럼 만의 고향 방문 길.. 우렁차게 솓아오르..
월천리 솔 섬 고향 바닷가에서 만난 솔 섬. 예전엔 저 소나무 숲이 더 울창하고 넓었다고 하는데, 이젠 작은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는 일엽편주처럼 그 명맥만 겨우 유지한 채 외로이 서 있다. LNG 저장소를 짓느라 하마터면 사라질 뻔 한 곳이라 하니 그나마 다행스럽기도 하다. 하필이면 ..
3월의 설경 봄이 오기를 학수고대 하는 내 마음과는 다르게 겨울은 아직 떠나 갈 마음이 전혀 없나 보다. 아침에 눈을 뜨니 멀리 창밖으로 보이는 하얀 세상이 펼쳐진다. 출근 하면서.. 회사 근방에서 담아 본 늦겨울의 경치에 잠시 빠져 본다. 봄은 좀 더 아픔을 겪어야 올 모양이다. 집 베..
소화묘원에서 바라 본 풍경 일전에 새벽 출사 나갔던 소화묘원에서의 시간이 아쉬워 눈 온 날 뭔가 시원한 풍경을 담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다시 찾은 그 곳.. 무르익은 봄 기운에, 생각했던 풍경은 간데없고 눈은 이미 많이 녹아 있었다. 그래도 화창한 햇살의 힘을 빌려 저 먼 곳까..
탄도항 일몰 하루를 마감하는 아름다운 색에 이끌려 차문을 열었더니 바닷가에 늘어선 요트들의 사이를 비집고 나온 칼날같은 바람이 내 호흡을 막아선다. 마치 방문객에게는 보여주기가 아깝다는 듯이... 3월 초순.. 이젠 좀 얌전해 질 때가 되었건만 뭐가 서러워 그리도 대차게 완력을 ..
소화묘원에서 남양주에 위치해 있는, 성모마리아의 품안에서 세상으로의 사랑을 실천하다 마침내 님의 품안에 안겨 편히 쉬시는 곳. 새벽 4시에 일어나 열심히 달려가 보니 5시.. 너무 일찍 왔다. 편안한 안식을 취하고 계시는 곳에 벽두부터 고요를 깬 것 같아 무척이나 죄송스럽다. 한참..
겨울 풍경 눈이 살짝 내린 것 같기도 하고.. 차가운 기온과 안개가 만들어 낸 상고대 같기도 하고... 멀리서 바라 본 저 키 큰 산은 눈 내린 모습과는 또 다른, 회색빛의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마주하고 보니 나무엔 온통 얼음들로 가득하다. 조용히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