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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흔적들(596)

  • 하루의 끝에서

    이 밤을 위해 햇님은 지고 어슴프레 달 속에 하루해가 안길 때 힘 찬 시간은 물레방아처럼 내 옷깃을 칭칭 휘감고는 편안한 휴식을 한아름 건네주었다 한기를 나르는 바깥 바람아 누운 창 좁은 틈으로 며칠 째 소식 뜸한 님의 체취 좀 넣어다오 2월의 하루를 마무리 하며... ...진.

    2007.08.01
  • 짧은 만남 그리고 긴 이별

    가슴이 떨리어 말 못 하겠네 그토록 갈망하던 만남이었기에 허공에 띄워버린 짧은 만남이 내 마음 흔들어 못 견디겠네 언젠가 나누었던 우리의 웃음은 무거운 시간 속에 갇혀 있어도 여리게 남아있는 장밋빛 향기는 내 마음 살포시 감싸고 있네 잊으려 방황했던 먼 시간들 환희의 미덕을 끄집어 내고 바보스런 지난 날 내 의지에 그리움 못 내 아쉬워 하네 가슴이 떨리어 말 못 하겠네 뭐라고 변명은 들어야 겠는데 시작없는 바람은 어둠만 몰고 와 내 마음 흔들어 못 견디겠네 어느 해 2월 삼척에서... ...진.

    2007.08.01
  • 화창한 하루

    화창한 하루가 바위 틈에서 열리고 진홍 빛 그 의연함 나의 시선 사로 잡으니 따사로운 햇살에 무지개 맴도네 하늘에서 쏟아지는 만 갈래의 물줄기 이 세상 그 무엇과 신선함을 비할까 천리 만리 이어지는 거울 같은 굽이 마다 빨강 파랑 모여 든 무수한 자연들아 허기진 영혼에 정기 받으려 오늘도 분주한 모습 가슴 벅차다 소요산을 오르며... ...진.

    2007.07.31
  • 한 숨 짓는 밤

    깊은 밤.. 서너번의 긴 호흡을 들이키고 창문을 여니 초록의 잔디 위로 밝은 이슬이 아름답다 저 건너 불빛에 나의 진실 그리며 보이지 않는 영혼 둘러 보지만 시야에 어리는 건 오직 고요 뿐... 아카시아 향기 주고 받으며 귓속말로 소곤거리던 여름밤의 짧은 데이트는 아직도 진녹의 잔디 위에서 나의 어깨 들먹이는데 소나무 가지에서 불어오는 고향의 낮은 목소리에 이토록 잠 못 이루며 한숨 지어야 하나 반월에서... ...진.

    2007.07.31
  • 다 못 보고

    하고픈 말 다 못 하고 보고픈 얼굴 다 못 보고 말 못하고 돌아서는 쓰라린 내 가슴이야 무언의 손짓으로 갈망의 눈빛으로 부서지는 내 마음을 말로 다 어찌하리 스쳐 지나는 무거운 걸음 속에 돌이켜 지나 온 긴 여정을 담아 하고픈 말 보고픈 얼굴 가느랗게 옮겨 본다 고향에서의 우연한 만남... ...진.

    2007.07.31
  • 산 행

    백색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진다 화사한 얼굴 가벼운 발걸음 뽀드득 노랫소리 즐거운 재잘거림... 정상에서 마시는 한 모금의 雪水가 가슴속에 응어리져 있던 피곤과 속박과 지루함을 안고 시원스레 하강한다 바짓자락 끝에 매달려 미소 짓는 고드름과 벅찬 호흡속에 스치는 하얀 입김 그 백색의 순수함 만큼이나 가슴도 벅차 오르게 하고 깨끗한 바람 속으로 파고드는 정다운 노랫가락이 마주잡은 손 마다 온기 가득한 정을 느끼게 하고 입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쾌활한 외침이 주목처럼 고고하다 그렇게도 차갑게 얼굴울 문지르던 세찬 바람 어느 새 땀으로 나의 등 적시고 즐겁기만 한 우리들의 웃음 속에 세상의 냉기들을 한 아름 안아본다 늦 겨울의 어느 날, 조령산에서... ...진.

    2007.07.31
  • 이 별

    한숨이 잦아 졌습니다 세상의 그림자와 찬 바람을 함께 마셔야 할 나의 호흡이 왜 이리 길어 졌는지 모릅니다 차갑습니다 사람들의 입김 사이에서 오가는 많은 진실들이 그렇고 자존심 때문에 현실을 외면한 알량한 마음이 그렇습니다 이제, 참 된 만남과 진정으로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들이 흩어져 사라지는 모습들을 보고 있습니다 건조하게 진동해 오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으며 이것이 나의 진실임을 느끼면서도 이미 비껴 지나간 바람결 속에 내 마음 띄우기엔 너무 먼 것 같습니다 어떤 만남 뒤에... ...진.

    2007.07.31
  • 나의 보물들

    나의 보물들 크흐흐~ 녀석들.. 뱃속에다 뭘 집어넣은거야. ...진.

    2007.07.31
  • 살아 있다는 것

    날고 싶습니다. 저 거칠은 구름과 조각난 바람 사이에서 단단한 가랑잎 되어 세상을 안은 채 날고 싶습니다 달려가고 싶습니다. 홍진으로 물들어 버린 나약한 공간과 하얀 바람 비껴가는 흙무덤 위를 달려가고 싶습니다 내 영혼, 비록 여물지 않는 쭉정이로 남는다 해도 나는 여전히 그렇게 살아갈 것 입니다 그래서 훗 날, 나를 찾는 길손 있으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나는 언제나 날아 다녔다고... 나는 언제나 뛰면서 생활 했다고... 나태해진 나를 보며... ...진.

    2007.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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