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분위기 정겨운 목소리 사랑을 익히던 발랄한 바리스타 커피 한 잔 사랑 한 잔 부드러운 잠페타이 가슴속에 은은한데 나 지금 어디 기댈 곳 없어 외로움에 등 대는가 과테말라 나비들 떼 지어 날아올라 억겁의 향기로 내 안에 스몄으니 아련한 그 추억에 약한 맘 위로하며 이제 또 하세월 끝내 살아 내련다 커피향 그리운 날에... 2012.01.20
시인의 노래 안개처럼 흐르고 화가의 붓이 자작나무를 간지럽히는 곳 찬바람이 노닐며 거친 손 녹이다 조용한 인기척에 자리를 비운 사이 언 길을 걸어 마주앉은 연인이 식지않은 사랑을 떠먹이고 있었다 넘치는 사랑에 목이 메이면 촉촉한 입맞춤으로 마른 가슴 축이고 차 한 잔, 사랑 한 술 어디 인색함 없어 흑벽 속의 추억들도 다투어 기웃거리니 침묵이 기거하던 그 찻집은 어느 새 사랑을 입은 봄 기운이 가득하였다 투박한 참나무들 은은한 고백에 얼굴까지 달아오른 난로 위에선 허벅지 만 한 고구마 알알이 누워 뜨거운 몸 뒤척이며 사랑을 받아내고 간간이 돌아눕는 구수한 향기에 도란도란 이야기들 밝기만 하다 차 향기 사이를 뛰어 놀던 이야기 얼음을 지치며 서산으로 향할 때 쯤 가지런히 쌓아 올린 장작 더미 위로 아쉬운 ..
함박눈 쌓이듯 갑자기 덮인 연민으로 인해 나는 한겨울 눈사람이 되었다 아련히 그대만 바라보는... 발이 있어도 갈 수 없고 입이 있어도 부를 수 없어서 나는 한겨울 눈사람이 되었다 한없이 그대만 쳐다보는... 그대가, 정녕 거기 있는 줄 알았더라면 나는 한여름 냇물이 되었을 것이다 졸졸졸 그대만 쫒아가는... 눈 내리던 날에... 2012.01.09.
허전한 가슴에 나, 그대 눈빛을 채우고 미소를 채웠다 어여쁜 표정과 머릿결을 흐르는 맑은 별들과 달콤한 목소리도 꽉꽉 채웠다 잠깐의 휴식 시간.. 차 한 잔도 미루고 살짝 들여다 보니 어느 새 또 빈 가슴 뿐이다 언제 다 꺼내 본건지... 좀 아껴 볼 걸 그랬다 빈 가슴을 채우며... 2011.12.24.
어린 발이 시려 올 때 까만 연탄이 처마 밑에 소복이 쌓이면 내 마음은 이미 따뜻한 봄이었다 아니, 그것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천사 같은 표정이 그랬었다 맑은 손길이 어루만질 때마다 까만 가슴을 녹여내고 붉은 영혼을 불사르고... 부엌에서 하얀 연탄을 들고 나오는 일은 그래서 마냥 즐거웠다 가벼워진 봄을 맘대로 가지고 놀 수 있어서... 2011년 마지막 날, 옛 추억에 젖어... 2011.12.31.
나는 하얀 눈이 좋다 눈 오는 날의 그 설렘이 좋고 가슴으로 전해지는 포근함이 좋다 순결함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고독과 그 속으로 보이는 푸른빛의 카리스마가 있어서 좋다 함께 걸어갈 때 들을 수 있는 그 만의 목소리가 예뻐서 좋고 내 발자국을 말 없이 받아주는 넉넉한 마음이 있어서 좋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치장해 주고 그들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빈 도화지 같아서 좋다 무엇이든지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을 줘서 좋다. 새로운 시작 같아서 좋고 또 마지막 같아서 좋다 소리 없이 세상에 내린 날, 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어서 좋고 시간이 지나면 또 그것들을 스스로 사라지게 해서 좋다 보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말없이 덮어줘서 좋고 작은 것들까지도 반짝반짝 빛나게 해 줘서 좋다 서운했던 ..
내 가슴에 그리운 노을이 지면 나는 언제나 동쪽 하늘로 가지 두텁게 쌓인 마음들을 끌고 가 고였던 그리움을 쏟아 내고는 또 허허로운 가슴으로 돌아 와 보고 싶다 내 가슴 윽박지르지 내 자신도 어쩌지 못 해 울먹이는 어깨를 위로하며... 심장을 녹여 만들어 낸 그리움은 시간도 거꾸로 흐르게 한다지만 보고 파 허전한 맘까지 모두 잠재울 수는 없을 테니 님 계신 하늘에 붉은 노을을 보내 그저 타는 내 맘이라도 위로해 보네 그리움이 끄는 바람을 타고 오늘도 내 마음은 동쪽으로만 가지 저 동쪽 하늘에 나를 그리는 마음 있다면... 2011.12.17.
내 맘 속 그리움이 내 심장을 가져다가 님 사는 바다에 두고 왔다네요? 저 수평선 끝에서 용암 하나 떠올라 그대 얼굴 뜨겁게 비추거든 여기 나 있는 하늘로 눈길 한 번 주세요 그대 손 길 그대 목소리 그리워 밤 잠 설쳤던 초라한 내 맘 까지만 닿을 수 있게요 님 그리운 날에... 2011.12.18.
홀로 그 눈 위에 서긴 싫었다 거긴 너무나 눈부신 곳이었으므로... 눈가루가 몰아쳐 내 볼에 쓰러지는 건 내 허름한 가슴을 알아차렸기 때문이고 허벅지까지 빠지는 설움이 나를 가두려 했던 건 잡아 줄 손이 옆에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심산의 고요함에 일숙해 질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찾아드는 적막이 두려운 건 왜 일까 억센 팔을 휘휘 저으며 지나가는 바람 내 목을 감싼 자존심마저 들썩이게 하는데 동쪽 하늘에 걸린 저 푸른 낮 달은 애타는 나의 발자국은 왜 따라 오는가? 저도 홀로 서러운 내 마음을 알아버렸나 하얀 그리움만 눈송이처럼 뿌리고 가네 고독이 흩뿌려져 차가워진 내 가슴에 선 한 양 몇 마리 품으면 포근해 지려나... 그 눈 덮인 그 골짜기는 결코 혼자 오를 수 없는 곳이었다 홀로 그 언덕에 오르던..